이미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은 얘기겠지만 한 번 더 얘기하겠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잘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기업들은 기존 고객을 그렇게 냉대를 하고 있단 말인가?
기존 온라인 고객 지원 시스템을 보면 저마다 지식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참으로 끔찍하다. 질문에 응답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그렇고, 고객 지원 전화번호를 찾기 힘든 것도 그렇고(가끔 수신자 부담 전화가 아닌 곳도 있다니, 참...)... 고객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람과의 연결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하여간 이 모든 것이 끔찍한 고객 경험으로 이끈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고객 경험 사례 1
최근 내가 겪은 끔찍한 고객 경험 사례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난 사실 DVR(Digital Video Recorder) 광이다. 한 때 TiVo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는데 그만 그 기계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편집자 주: TiVo는 테이프 없이 4~8시간을 녹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DVR 제품명이다) 내 손으론 도저히 고칠 수가 없어서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30분을 기다리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해당 고객 지원 담당자와 통화를 하게 됐지만, 그 사람이 한다는 얘기가 고작 수리를 받고 싶으면 해당 기계를 보내라는 것이다. 방문도 아니고 기계를 보내라구? 전화를 끊으면서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결국 나를 완전히 질리게 만들었다.
'아, 그리구...수리하는데는 6주 정도 걸리구요, 비용은 약 18만원 정도 듭니다'
물론 제품을 수리하는데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비용도 들 수 있다. 이것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불쾌한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오랜 시간을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힘들게 듣게 된 얘기가 바로 그거였다는 사실과 그 사람들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었으리.
내 친구들 중 5명은 나 때문에 TiVo를 샀다. 난 그 제품에 매료되어 만나는 사람마다 TiVo의 장점을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즉, 그 제품에 대해 대단한 로열티(loyalty)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TiVo는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이런 실망감 때문에 TiVo의 가장 큰 경쟁 제품인 ReplayTV를 샀다. 근데 이 제품 역시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였다. 온라인 고객 지원 사이트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1시간을 헤맸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일주일동안 매일 다른 시간에 걸어 보았지만 걸 때마다 매번 '많은 문의 전화 때문에 다시 걸어달라'는 얘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고객 경험 사례 2
또 다른 예 한 가지 더.
몇 개월 전 대형 전자 제품 대리점에서 휴대용 전화기를 구입하였다. 그 당시 판매원은 강화된 서비스 보증을 강조하며 영업 전략을 펼쳤고, 어느 정도 그 서비스 보증에 매력을 느껴 구입을 하였다. 구입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기 벨이 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여 중요한 전화를 몇 건 놓치게 된 후 그 판매점의 서비스 데스크를 찾아 갔다. 하지만 서로 바쁜 얼굴들을 하며 10분 여를 나 홀로 남겨 두더니, 마침내 퉁명스러운 남자 한 명이 다가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목소리로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길래 발생한 문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내가 설명을 하는 동안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자주 다른 일을 보러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설명이 자주 끊겨 했던 얘기를 되풀이 하게 만들었다. 여기까진 그래도 참을만 하다. 그 사람은 전화 벨이 울리질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내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역시 벨은 울리지 않았다. 그 사람은 유효한 전화 번호가 아닌 것 같다고 하였다. 하지만 분명 내 전화 번호는 유효한 전화번호이다. 최대한 정중히 그 사람에게 전화 번호의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그 사람은 이 부분에 대해 도와줄 수 없다고 잘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전화기를 구매할 당시의 서비스 보증서를 보여주며 문제가 발생할 때 도와주겠다고 해서 산 것인데 이러면 어떻게 하냐고 얘기하였지만 그 사람은 나를 쳐다 보지도 않은 채 내 뒤에 서있는 미니 스커트의 아가씨에게만 눈길을 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라는 말만 계속 되풀이 하였다.
기존 고객 유지가 100배는 더 중요
근데, 지금까지 예로 든 사례와 광고 기술이 어떤 관계가 있느냐구?
웹 상에서 수행중인 많은 광고 캠페인들은 새로운 고객 획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성공적으로 이용한 여러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의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게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런 문제는 아마도 한정된 리소스로 고객 지원을 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IT 기술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IT 기술을 이용한 바람직한 온라인 고객 지원 시스템에 대해서는 차후 다시 다루도록 하자.
